빨갱이 교사 누명, 32년 만에 벗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언론위원회는 9월의 시선으로 ‘32년 만에 벗은 누명, 빨갱이 교사’를 선정·발표했습니다.
1989년 5월, 전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충북 제천지역 제원고등학교 강성호 교사(59. 현 청주 상당고교 교사)의 ‘6.25 북침설 수업’사건에 대한 재심 무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교회협은 “이 사건은 1989년 5월 28일 전교조 결성을 앞두고 이를 분쇄하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의 전신, 안기부)가 주도한 치밀한 공안 조작사건 가운데 하나”였다며, “강 교사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은 국가권력이 교육 현장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에 지켜야 할 금도까지 짓밟으며 무자비하게 한 개인을 파멸시킨 잔혹한 국가폭력의 상징”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선정이유에 대해선 “32년 만에 재심 법정에서 밝혀진 이 사건의 진실은 전교조로서도 오랜 기간 들씌워진, 북침설 가르치는 용공 단체라는 누명을 공식적으로 벗게 되었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교회협은 특히 “강성호 교사는 바로 권위주의 정권 공안기관의 이런 거창한 기획 과정을 거쳐 전국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으며, 전교조 용공화의 상징으로 구속됐던 것”이라며, “강 교사가 구속되자 문교부는 이 사건을 ‘참교육의 실상’이라는 자료집으로 만들어 전국 초중고교와 학부모에게 배포하는 등 조직적으로 전교조 용공매도에 대대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교육부는 다음 수순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에 일제히 공문을 내려 보냈다. ‘전교조 교사 식별법’을 제목으로 한 공문은 참교육을 내걸고 출범한 전교조 가입 교사에 대한 식별 요령을 친절하게 열거했다”며, “‘촌지 받지 않는 교사’, ‘학급 문집이나 학급 신문을 내는 교사’, ‘학생 상담을 많이 하는 교사’, ‘지나치게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사’ 등 이런 코미디 같은 문제 교사 식별법으로 전국의 초중등 교사 1527명이 무더기로 파면 해임됐다. 정부는 당시 교육개혁과 교육민주화를 주장하던 전교조 교사들에게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체제 전복세력이라는 불온 딱지를 붙였다”고 성토했습니다.
교회협은 또 “강 교사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은 국가권력이 교육 현장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에 지켜야 할 금도까지 짓밟으며 무자비하게 한 개인을 파멸시킨 잔혹한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특히 이 과정에서 사제지간의 정도를 누구보다 지켜야 할 교육당국이 보인 처사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며, “당시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 그리고 학교장은 비교육적인 사건 날조와 신고를 서슴없이 유도하고 악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끝으로 “강 교사는 무죄를 받아 억울한 누명을 벗었지만 거기서 끝난 게 아니”라며,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책임자들, 즉 당시 안기부 및 검 경관계자, 교육감과 학교장 등 가해자들은 아직도 내가 뭘 잘못했냐는 듯 반성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일침했습니다.
한편 재심 무죄 판결 이후 강성호 교사는 유은혜 교육부총리를 상대로 이 사건에 대한 교육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이에 유은혜 장관은 지난 1일 진행된 교육부국정감사에서 “지난 32년 동안 선생님이 짊어지고 오셨을 고통의 굴레가 얼마나 컸을 까? 그 당시에 같이 있었던 학생들의 마음의 짐이 얼마나 컸을 까? 이런 생각을 한다. 강성호 선생님께 교육부장관으로써 심심한 위로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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